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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문우지에 실린 수필 1편 올립니다. 법우님들 건안하시고 강녕하십시오.



힘들었던 축구 시합       백담 장 경진


  한창 젊었을 때의 이야기다.

재무부(지금의 기획재정부)에 근무하던 19824월의 어느 토요일아침 6.

재무부 이재국 팀과 청와대의 대통령 경호실 팀 간의 친선축구시합이 청와대 인근의 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경호실 축구팀은 경호원들이 많아서 체격이 좋은데다가, 업무상 꾸준히 운동을 하는 팀이라서 관가에서는 축구강팀이라고 소문난 팀이었다. 양 팀에서는 국장급과 과장급 간부들이 응원하는 가운데 22명의 선수들이 전반전을 끝내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전반전의 스코어는 경호실 팀이 2:0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우리 이재국 팀의 감독은 모 은행의 축구코치로, 재무부 국별 대항 축구시합이 있을 때마다, 우리들 아마추어 선수들을 정성껏 지도하며, 슈팅방법, 공격 및 수비방법 등을 상세히 가르쳐 주고 있었다. 휴식이 거의 끝날 무렵에 그 감독이 나에게 후반전에는 장 선수는 전반전에 뛰었던 왼쪽 허리부분 링커에 치중하지 말고, 센터포드를 맡고 있는 상대팀의 주장을 근접 마크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 주장은 경호실의 주무 과장이라고 했다. 체격이 너무 좋았고 뛰는 것도 빨라서, 힘들이지도 않고 전반전의 2골을 성공시켰던 바로 그 베테랑이었다. 그 당시 대통령의 친동생이라고 했다. 그 주장은 키가 거의 190cm에 이르러 나보다는 머리 하나가 더 있는 것처럼 보였고, 가슴통이 척벌어지고, 어깨도 넓어 보이고, 장딴지도 내 2배는 되는 것 같았다. 나랑 덩치나 실력차이가 너무 나서 내가 과연 마크할 수 있을까 고민스러웠다. 몸놀림도 빠르고, 꼭 프로선수같이 테크닉이 좋아 보여 내가 마크하기에는 아무래도 버거울 것 같았다.


 내가 자신이 없어 고개를 갸웃하고 있으니, 그 감독은 다시 확인하듯 아예 공은 보지 말고, 그 주장 바로 앞뒤에 바짝 붙어서 같이 움직여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후반전 초기에는 그 마크가 쉽지 않았다. 그 주장이 워낙 빠른데다가, 발재간이 좋아 내가 힘껏 따라 붙었는데도, 공만 오면 나를 체치고 빠져 나갔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나는 심한 태클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3~4년간 조기축구로 단련되어 있을 때였다. 내가 계속 무리한 태클을 가하다보니, 서로가 좀 다칠 위험은 있었지만, 그 주장도 우리 팀을 공격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았다. 상대팀이 공격할 때는 항상 주장에게 골이 연결되어, 그가 마지막 슈팅을 시도하였는데, 그때마다 내가 가로막고 태클을 해대니 나에게 막 짜증을 부렸다. 그러나 난 마이동풍. 공보다는 주장의 앞뒤에서 계속 태클을 해대니 젊은 사람이 왜 그리 거칠게 축구를 하느냐?”고 나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우리 팀이 한골을 만회했다. 이제는 2:1이라 해 볼만 했다. 사기가 오른 우리 팀이 파상 공세를 펼치는 데도 나는 공은 보지도 않고, 공격도 하지 않는 채, 그 주장의 뒤꽁무니 아니면 앞만 가로막았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부딪치고는 또 일어나서 그 주장을 쫒아 다니다 보니, 힘도 들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 팀이 너무 공격에 치중하다가, 30분이 지나는 후반전이 끝날 무렵에, 우리 팀의 자책 골로 한골을 더 먹어 3:1로 우리 팀이 패하였다. 경기가 끝나고 양 팀이 출근 시간에 쫓겨, 식당으로 가지는 못하고, 운동장으로 국밥 한 그릇씩을 시켜 먹으며, 잠깐 환담을 나눌 시간이 있어, 난 그 주장에게 다가가서 제가 시합경험이 없는 데다, 주장님이 워낙 잘 뛰다보니 본의 아니게 태클이 과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니 그 주장이 우리 국장 등을 바라보면서 내 축구 인생 20년에 이렇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친구는 처음 보았다.”라고 허허 웃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런 이야기들이 오가며, 우리 모두는 파안대소하면서 헤어졌다.


 난 사무실에 와서도, 자꾸만 그 축구시합이 생각났다. 우선 우리 감독의 경기흐름을 보는 안목이 뛰어 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만약 내가 전반전 경기시작부터 그 상대편 주장을 계속 근접 마크하였다면, 우리 팀이 패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전은 1:1로 비겼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좀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런 훌륭한 선수를 내가 근접 마크할 수 있었던 것이 잘 믿어지지도 않았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근성이었던 것 같았다. 이 주장을 내가 놓치면 분명히 우리가 또 골을 먹을 테니, 절대 놓칠 수없는 악바리근성. 팀을 위해서라면, 내가 욕을 좀 얻어먹고, 또 좀 다친다하더라도 꼭 마크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발동했던 것 같았다. 또 체격차이가 많이 나고, 악조건이 많다 하더라도 마음만 먹고 달려들면 못 할 일이 없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꼈다.


 직장생활을 해가면서 힘든 일이 생길 때는, 불현듯 그 축구시합이 떠올랐다. 축구 시합의 승패는 골을 먹지 않고 골을 넣으면 되는 것이다. 상대팀의 강점을 빨리 파악하여, 그에 알맞은 작전을 세워 운영하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력차이가 난다할지라도, 심사숙고하여 계획을 세워, 꾸준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갈고 닦으면 해 볼만 한 경기가 되어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실력의 차이도 노력과 정성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고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난 어려운 일에 처할 때마다 그 때의 축구시합을 생각하며, 그 어려움을 잘 넘겼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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