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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원형과 개방성

2017.01.01 09:06

책임교수 조회 수:4820

법우님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말 휴가도 즐길 겸 로마의 고대와 중세 문명의 힘도 느껴 볼 겸 해서 지난 연말에 틈을 내어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왔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묵직한 몇 가지 느낌을 얻을 수 있어서 법우님들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I. 원형과 개방성

 

여행 중 무엇보다 큰 느낌을 일으킨 것은 원형 구조물인 콜로세움이었습니다. 영화 글레디에이트에서 콜로세움을 처음 본 검투사들은 “이것이 과연 사람의 작품인가?”라고 탄복을 합니다. 나 또한 콜로세움에 10m 정도 다가갔을 때 그들의 느낌에 감정이입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40m 이상의 높이를 지닌 건축 구조물을 근 2000년 전 당시 사람들이라면 보고서 충분히 압도당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나는 현대인이고 수백m 높이의 건축물들을 이미 많이 보아 온 터라 단지 높이나 규모만으로 그리 놀랄 일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도 그 구조물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그 느낌의 근원이 무얼까를 자연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윽고 두 가지 이유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바로 원형이 주는 원만함이었습니다. 둥근 경기장은 그 자체로 그곳이 세계의 중심임을 당당히 선언하는 듯 했습니다. 어느 쪽으로도 모나지 않고 어느 쪽에서 봐도 똑같이 보이는 유일한 도형은 원입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길은 콜로세움으로 통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자연스레 불러 일으켰습니다. 중심은 모든 것에 공평해야 하고 모든 것에 평등해야 합니다.

 

“그 법은 평등하니 어떤 불평등도 없다. 그러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불린다.(是法平等, 無有高下, 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금강경>><23. 정심행선분>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우리 불교의 중심이 된 것 또한 바로 절대적 평등성이 근원일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원형 건물이 어디 거기뿐인가 하고 반문합니다. 그렇습니다. 도처에 원형 구조물은 많습니다. 그러나 콜로세움은 한 가지 덕성을 더 갖추고 있었습니다. 바로 개방된 공간이었습니다. 모두 4층으로 된 구조물의 아래 3층에는 큼지막한 아치형의 공간들이 시원하게 뚫려 있었습니다. 물론 원래는 그 공간들에 거대한 그리스 신상들이 세워져 있었다고 하니 지금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콜로세움은 그 자체로 개방된 공간의 쾌활함을 분명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방성이 주는 매력은 윗부분이 천장 없이 하늘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다는 지점에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뚫린 천장을 통해 마치 천상의 권위와 은혜를 지상으로 담아내는 느낌이었고, 그것이 다시 열린 아치형 공간을 통해 온 세상을 향해 골고루 흘러넘치게 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나의 이런 느낌에 대해 경기장 안에 들어가 보지 못해서 정확지가 않다는 일리 있는 지적을 송 법우가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적인 제약으로 입장을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만, 최소한 바깥의 원형을 둘러보고 가까이서 멀리서 개방된 공간을 본 나의 느낌은 분명 그러했습니다. 그리하여 내 마음의 귀에는 당시의 로마인들이 “지상의 중심은 로마요. 로마의 중심은 콜로세움”이라고 외치는 듯했습니다.

 

“거기에는 티끌만한 법도 함께 있지 않고는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불린다.”<22. 무법가득분>고 같은 경전에서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법이 공존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이유는 모든 존재의 본질은 개방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도 나의 그간의 삶을 돌아보면 참 폐쇄적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러기에 참 모나게 살았구나하는 유감을 갖게 됩니다. 로마의 콜로세움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교계하는 듯 했습니다. 모나고 폐쇄적일수록 중심에서는 멀어지고 변두리로 밀릴 수밖에 없음을 고대의 원형 구조물은 조용히 설득하고 있었습니다.

 

법우님 여러분! 우리 인터넷불교대학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은 비교적 연세가 있으신 분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모나고 폐쇄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점점 세상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밀려나는 것은 아닐까요. 밝아 오는 새해는 보다 원만하고 보다 개방적인 사람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십시다. 그것이 부처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영원한 새해 메세지가 아닐까 합니다.

 

군청색의 초저녁 하늘에 샛별마저도 유난히 반짝이던 콜로세움은 근 2000년이 지난 뒤 한 여행객의 가슴에도 여전히 원만함과 개방성의 매력을 뿜어대며 그렇게 서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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