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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종교와 예술

2017.01.01 09:04

책임교수 조회 수:3887

III. 종교와 예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에서 얻은 큰 느낌은 밀라노 성당이었습니다. 이 구조물은 한마디로 생명체였습니다. 인간에 의해 지어진 차가운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생명체로 비쳐졌습니다. 바로 2245개라고 하는 조각들이 그 생명력의 핵심이었습니다. 사실 웅장함으로 치자면 바티칸 성당의 규모가 훨씬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밀라노는 고딕 양식이기에 그 구조적 역학적 우수성은 이미 두드러져 보일 뿐만 아니라 특히 조각의 정교함으로 보자면 더 이상 이탈리아의 다른 곳은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베드로 성당의 내부 기둥 아래에는 비둘기가 월계수를 물고 있는 부조들이 많이 있는데, 안타깝지만 조악했습니다. 그에 비해 밀라노 성당의 조각들은 절대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특히 135개라고 하는 많은 첨탑이 있는데, 그 위에도 조각들을 일일이 올려놓았으니, 마치 조각상의 숲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어느 하나 정교함을 놓친 작품은 없었습니다. 특히 최정상의 마리아 황금조각상에 이르면 완벽하다는 표현을 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무엇이 이런 완벽함을 잉태했을까를 또한 생각하게 되었고 나름의 답을 얻었습니다. 예술적 재능이 구원에의 열망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조각에 임하는 그곳 예술가들의 마음에는 다른 무엇도 없이 오직 간절한 구원에의 열망만이 느껴졌습니다. 예술가들 자신들이 구원을 성취하는 유일한 길은 최대의 예술작품으로 절대자를 찬탄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그렇게 만든 작품들이 근 600년(1386~1965)에 걸쳐서 2천개가 넘는 작품의 숲으로 태어났다고 봐야 그 정교한 아름다움이 설명이 될 듯했습니다.

 

나는 사실 그림이든 조각이든 그리 감동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내 자신의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데도 원인이 있었겠지만, 지금껏 보아온 작품들에 진정한 예술혼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강렬한 구원에의 열망을 표출하는 유일한 통로가 진정한 예술적 아름다움이었기에, 밀라노의 조각 등에서 비로소 나는 예술(=표현의 재능)⦁혼(=구원에의 열망)의 실례를 접했던 셈입니다. 그래서 전혀 그쪽 종교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감동한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나는 되돌아보았습니다. 예술을 하면서도 구원에의 열망을 저토록 불사르는데, 나는 정작 종교를 하는 사람임에 불구하고 진정한 구원에의 불꽃을 지피고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작 불교 공부를 일생의 업으로 하는 사람이면서도 이런 저런 일들에 우선순위를 빼앗기고 아예 어느 날은 해탈이니 열반이니 구원이니 깨달음이니 하는 단어조차 한 번 떠올리지 않은 채 지나가는 것 아니었나 반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심한 경우 그야말로 구원에의 열망이 아예 꺼진 것은 아니나, 새로운 불을 일으킬 정도의 세력은 이미 잃어버린 것 아닌가 되돌아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스승이셨던 고익진 박사님께서는 “삶은 오히려 부전공이고, 불교가 진정한 전공이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의 행간에는 무엇을 하더라도 깨달음과 구원에의 열망의 불꽃을 활활 태우면서 행하라는 뜻이 분명 숨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 인터넷불교대학 법우님들은 대개 이런 저런 직업들을 가지고 세간적인 삶을 영위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세간의 직종에 종사하더라도 여러 법우님들의 삶의 내면에는 깨달음과 구원에의 열망의 불꽃이 타올라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 귀한 인간 몸을 얻고 이 귀한 불법을 만난 금생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나도 반드시 도 한번 터 봐야겠다.”는 열망을 항상 마음에 지니면서 결코 그 불꽃을 꺼뜨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학문은 때가 있다지만, 깨달음에는 때가 없습니다.(akālika) 빠르면 7일만에도 깨닫는다고 까지 말씀하셨습니다.<<대념처경>> 이미 인간 몸을 얻고 불법을 만난 우리로서는 단 한 가지 조건만 갖추면 되니, 바로 간절한 구원에의 열망이 활활 불타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우님 여러분들! 새로운 한해가 이제 시작됩니다. 새해에는 언제나 우리의 가슴 가장 깊숙한 곳에 깨달음과 도와 구원을 향한 열망의 불꽃을 피워 올려서 결코 꺼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그리하여 우리의 인생도 작품이 되도록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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