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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사바_와이로

2015.09.28 17:45

평생공부 조회 수:5967

와이로蛙利鷺



일본말 사바사바에서 사바는 정어리를 뜻하는 것으로서, 정어리를 누구에게 뇌물로 주어 부정한 상의相議를 했을 때, 사바사바했다는 식으로 사용한다. 영어식 표현은 'paying a bribe'다. 사바사바를 잘하는 사람이 인사성 밝은 사람으로 통하고, 그래서 출세를 하려면 이것을 잘해야 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사바사바는 분명 숨어서 은밀하게 행해지는 죄질이 아주 무거운 범법행위로서, 일본인들이 남긴 좋지않은 관행에 속한다.


비슷한 뜻으로 사용하는 와이로가 일본말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와이로蛙利鷺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개구리 와蛙에 백로 로鷺를 쓰니, 와이로는 백로를 이롭게 한 개구리라는 뜻이다. 고려 명종 임금이 미복微服 차림으로 잠행을 나갔다가 한 누옥의 대문에 '有我無蛙人生之恨'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유아무와인생지한'은 '나에게 개구리가 없는 것이 한이다.'라는 뜻인데, 어째서 한이라는 말인가.


궁금증을 풀지않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명종은 때마침 낭랑하게 글읽는 소리가 들려오는 대문 안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 이리 오너라!" 글을 읽고 있던 백면서생은 나중 무신정권기에 뛰어난 문장력으로 원나라행 외교문서를 도맡아 작성했던 大문장가 이규보였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찾아든 명종에게 이규보가 들려준 사연은 다음과 같다.


옛날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조차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꾀꼬리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시기해오던 까마귀가 하루는 꾀꼬리를 찾아가서 3일 후에 백로를 심판관으로 모신 가운데 노래 시합을 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노래라면 자신이 있었던 꾀꼬리는 가소로웠지만 기꺼이 응하기로 하고, 3일 동안 목소리를 가다듬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까마귀는 노래연습은 하지않고 논두렁으로 나가서 개구리를 잡으러 다녔다. 까마귀는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백로한테 갔다 바쳤다. 약속한 3일이 지나자 꾀꼬리와 까마귀는 심판관 앞에서 노래를 한곡씩 불렀다.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던 꾀꼬리는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맛좋은 개구리 먹잇감을 뇌물로 받았던 백로는 까마귀가 노래를 더 잘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명종은 이규보의 말을 듣고, 과거사 실력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백로의 탈을 쓰고 있는 속 검은 고관대작들에게 뇌물을 바치는 유물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궁한 명종은 알성시를 시행한다는 방을 내걸었다. 그 알성시에 이규보도 응시하였다. 이 때의 시제詩題가 '有我無蛙人生之恨'이다.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던 응시생들이 혼란에 빠져있을 때 이규보는 일필휘지로 답을 적어냈고, 결과는 장원급제였다. 이로서 과거운이 없어 여러번 낙방했었던 이규보에게 출사出仕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이때부터 백로에게 바친 개구리 먹이인 와이로가 뇌물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진실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규보는여주 사람이고, 명종이 개경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여주까지 잠행을 나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규보가 과거를 보기 위해 개경에 왔다가 낙방한 후 바로 귀향하지 않고 개경에 머무르며, 다음 기회를 위해 공부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초년 운이 없어 늦게 등과한 이규보와 연관지어 만들어낸 것 같은데, 실은 중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꾀꼬리와 까마귀가 백로를 모시고 시합을 했는데, 중국에서는 꾀꼬리와 뜸부기가 황새를 심판관으로 모시고 경연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와이로가 중국에서는 와이료蛙餌料로 바뀐다. 개구리 와蛙, 먹이 이餌, 되질할 료料를 쓰는 와이료는 곧 먹이로 쓸 개구리를 뜻하는 것으로, 의미는 와이로와 같다. 그래서 살짝 원전이 이규보가 아니라 중국 고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로써 볼 때 중국이나 우리나라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도 뇌물관행이 있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요즈음은 개구리밥 정도의 와이로를 바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규모가 커져서 그런지 뇌물액수가 천문학적 숫자로 불어났다. 한번 사고가 나면 엄청난 재앙이 수반되는 원전을 건설하는데, 간이 배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와이로를 받고 불량품을 눈감아 주었다. 준사람이나 받은사람이나 저 잘되자고 불특정 다수의 여러 생명을 담보로 잡았으니, 살려두어서는 안되는 중죄를 범한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군함이나 비행기 탱크 같은 군수물자를 조달하는데,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시행했다는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에도 와이로가 오고간 정황이 있다. 역시 자기만 생각했지 나라나 국민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었던 중죄인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세모유람선 보다 몇 배 큰 세월호가 뒤집힌 것도 뇌물을 매개로 사면이 이루어지면서 부실을 눈감아 주었기 때문에 비롯된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다. ooo 파문의 근본원인이 뇌물을 매개로 한 복권이 행해진데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아는 사실인데,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원인규명이 서둘러 봉합되고 말았다. 망각을 잘하니 세월이 지나면 세월호 쯤 잊어버리겠지 하겠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정치판의 총체적 부정의 종합선물세트인 세월호 사건은 선체의 인양이 늦어지면서 총선이나 대선과 맞물려 계속해서 정치권에 영향을 줄 것이고, 결코 세월이 약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한번 행해진 과보는 절대 대가를 치루지 않고 소멸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실을 믿는 사람이든 믿지않는 이교도들이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부처님의 인과법이다. 이는 제주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청사진을 짤 때도 적용되는 불변의 법칙으로서, 그기에 와이로가 개입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를 매설해 놓은 것과 같다는 것을 지적해 둔다.



慧月스님



불기2559년 9월 28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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