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의문의 종교입니다. 불교를 공부하다 보면 의문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 의문을 하나 하나 믿음을 성취해 나가는 것이 불교의 신행(믿고 행함)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 앞에 절할 때마다 보리쌀을 한톨씩 항아리에 넣었다가 죽을 때쯤 항아리를 열어보니 보리쌀 세알이 들어 있더라는 겁니다. 진정한 믿음으로 부처님과 한마음이 되어서 절을 올린 것은 딱 세번 뿐이었지 않았느냐 하는 뜻으로 회자되는 얘기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여기서 건전한 의심은 아주 소중한 역할을 합니다. 다른 종교와는 달리 불교 공부는 의심이 상당히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합니다. 참 의심스러운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 의심을 거부하지 않으십니다. 건전한 의심과 비판은 정당한 신행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감싸 안으십니다. 불교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어떤 의심이 생길 때는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그 해결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불교공부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의문이 생길 때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부처님의 본 뜻에 맞습니다. 함부로 믿고 맹목적으로 믿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가장 경계 하십니다. "나조차 비판하라." 이 말은 "너희들이 나에 대해서 의심이 생길 때는 그것을 드러내고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라,"하는 뜻입니다. 그것은 건전한 비판이요, 건전한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하겠다. 그 뜻입니다. 건전한 비판은 방하착 할 대상이 아닙니다. 쓸데없는 사량 분별은 방하착 해야 될 것이지만, 부처님에 대한 건전한 의심은 참 고귀한 겁니다. 의문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부처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까? 경전을 보면 많은 제자들이 부처님께 질문을 하고 부처님께서 대답해 주십니다.  

- 불교강좌 중 -

불기2559년 9월 25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