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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소리

2015.09.11 05:39

평생공부 조회 수:6583

위험하다 위험해



당나라 시대를 살았던 백낙천白樂天은 탁월한 문장가며, 정치가로써도 뛰어난 경륜을 발휘한 사람으로 존경받고 있다. 그러나 불경佛經을 많이 읽은 그는 젊어서 한때 아상과 아만으로 꽉 차 있어서 고승을 만나면 상대를 간파看破하려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백낙천이 항저우杭州에 자사로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 인근에 도림道林선사가 살고 있었다. 도림선사는 법명보다 조과鳥窠라는 별호가 더 유명한 분이다. 과窠자는 오목한 곳이나 보금자리, 새나 짐승, 벌레의 집이나 방을 나타내는 글자다. 즉 조과란 새장을 말하는 것으로서 도림스님이 새장 선사로 불리게 된 것은 평소 나무에 올라가서 좌선을 했기 때문이었다.


백낙천은 설파할 의도를 가지고 도림선사를 찾아갔다. 선사는 그날도 사찰 경내에 있는 큰 고목나무에 올라가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백낙천이 나무밑에서 선사를 쳐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꼭 새가 둥지를 틀고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좌선을 왜 저리 유난스럽게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부터 꼬집을 요량으로 백낙천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중얼거렸다. "위험하다. 위험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한데 무슨 좌선이 되겠느냐고 들이댄 것이었다.


선사는 나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학문에 대한 자만이 대단하다는 관리 백낙천이 내방한 것을 알게 된 도림선사는 백낙천의 말투를 그대로 흉내 내어 말했다. "위험하다. 위험해" 이에 백낙천이 반발했다. " 이 사람은 머리를 하늘로 두고 발은 이렇게 땅을 밟고 있거늘 무엇이 위험하다는 말이오?" 위험하다면 나무에 올라가서 선을 한답시고 앉아있는 당신이 위험하지 나는 이렇게 안전한 땅을 밟고 있고 게다가 높은 지위까지 가지고 있어 먹고 살 걱정이 없는데 무엇이 위험하냐고 항변을 한 것이었다.


선사는 그런 말을 할 줄 알았다는 듯이 즉시 받아쳤다. 심화心火는 상교相交하고 식識은 허량해서 정정할 줄 모르니 어찌 위험하지 않단 말이오." 도림선사의 말은 땅을 밟고 있고, 벼슬까지 높아 전도가 양양한 것 같지만 당신은 티끌 같은 지식으로 교만만 늘어 번뇌가 끝이 없고, 탐욕의 불길이 쉬지 않으미 어찌 위험하지 않느냐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 위험하다는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의 낙처가 도림선사의 것은 마음 상태고 백낙천은 몸이 놓인 상태를 가리키니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백낙천은 도림선사가 범인凡人이 아님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한방을 꼼짝없이 얻어맞은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의 적적한 대의입니까?"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이지요." 곧 나쁜 짓을 하지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이 도라는 뜻이다. 백낙천이 들어보니 시시한 말이었다. "그거야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그러자 선사가 다시 백낙천의 의표를 찔렀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행불법은 아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불교에 대하여 아는 것이 많다고 여기는 불자는 말할 것도 없고 스님네들 중에서도 불법의 적적한 대의가 제악막작 중선봉행이라고 하면 그게 전부냐며 시시한 말을 했다고 여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도림선사의 말씀은 시시한것 같지만 과거칠불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한결같이 하셨던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다. 그래서 이를 칠불통계게七佛通戒偈라 부르고 있다. 악을 짓지 말라는 것. 제악막작諸惡莫作은 계戒며,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는것. 중선봉행衆善奉行은 정定이다. 여기에 스스로 그 마음을 맑게하는 자정기심自淨其心인 혜慧만 더하면 그것이 곧 삼학三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삼학을 닦는 것이 해탈하여 성불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은 과거불시대부터 강조되어 왔지만 그래서 불도들이면 익히 알고 있겠지만 문제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慧月스님



불기2559년 9월 10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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