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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7 05:21
녹명鹿鳴
녹명은 사슴 록鹿, 울 명鳴자를 쓰므로 곧 사슴의 울음소리를 뜻합니다. 대개의 짐승들이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고 남는 것은 숨겨 두었다가 나중에 먹는데, 사슴은 결코 저 혼자 몰래 먹는 것이 아니라 울음소리를 내어 아직 먹이를 찾지 못한 다른 사슴들에게 신호를 보내어 몰려들게 한다음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다고 합니다. 또한 맹수의 공격에 직면했을 때도 울음소리를 내어 무리들을 불러모아 사는 공존의 지혜를 나타냅니다.
시경詩經에서는 사슴 무리가 평화롭게 울며 풀을 띁는 풍경을 어진 임금과 신하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에 비유했고, 조조曹操는 '단가행'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널리 인재를 구하는 마음을 녹명을 차용하여 노래했습니다. 녹명에는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비슷한 의미로 송무백열松茂栢悅이라는 말이 있는데, '소나무가 무성하면 측백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자신보다 벗을 먼저 생각하고 기쁨을 함께 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고사성어입니다.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면서 배가 불러도 사냥을 하고, 흘러 넘쳐도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순간 업業을 짓는 것입니다. 탐진치는 더불어가 아니라 혼자만 잘 살려는 욕심이 빚는 과보입니다. 우리는 질량불변의 법칙 속에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가 오면 반드시 하나가 가야하고, 하나를 탐내면 그것을 얻는 만큼의 무엇인가를 내주어서 균형과 조화를 도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사람이 탐욕을 부리면 주위사람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기 때문에 질량불변의 균형과 조화라는 그랜드 디오리(Grand theory)에 따라 그 댓가를 지불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질량불변의 법칙에 따라 우주만물이 운행하는 것을 깨달으시고 겸허하게 수용하셨던 것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하시면 부처님과 같아집니다. 질량불변의 실천덕목인 녹명을 행의 본으로 삼으시는 당신은 아주 훌륭한 부처입니다.
慧月스님
불기2559년 9월 6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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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좋은 글 가슴으로 읽었습니다.
녹명, 공존의 지혜. 욕망을 버리고
우리도 부처님 같이!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