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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1 22:59
II. 부처님은 왜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나?
이번 여행의 두 번째 동기는 “왜 부처님은 쿠시나가라를 열반처로 택하셨나?”에 대해 다시 살필 부분이 그 동안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하생할 장소만이 아니라, 열반하실 장소에 대해서도 고르신 정황이 보입니다. <<장부경전>>의 <<대반열반경>>과 <<마하수다싸나 숫타>>(중아함 제63경 大善見王經)에 보면 아난 존자가 부처님께 열반처를 ‘쿠시나가라’로 하지 않고 ‘라자가하’나 ‘사왓티’ 같은 큰 도시로 하자고 청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쿠시나가라가 과거에 위대한 전륜성왕 마하수다싸나의 수도였으니, 라자가하나 사왓티보다 훨씬 크고 웅장한 도시였음을 설하시면서 그곳을 열반처로 확정지으십니다.
나는 오랫동안 열반경을 살피면서 열반처가 쿠시나가라인 이유를 탐색했고, 나름 지닌 추측이 하나 있었습니다. 곧 어느 한 큰 도시를 정함으로써 다른 큰 도시의 불자나 인민들이 실망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고 또한 부처님 사리를 둘러싸고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미리 보시고, 미연에 방지하고자 그런 정치 세력의 중립 지대로 여겨지는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을 것이라고 짐작해 왔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철회한 것은 아니나, 그것만으로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신 것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뭔가 좀 미진하다는 것이 재작년 바라나시 녹야원을 방문할 때 느껴졌습니다.
부처님은 출가 이후 유행 지역은 결코 좁지 않습니다만, 크게 두 가지 원(圓)을 그릴 수 있을 듯합니다. 하나는 출가•수행•정각•교화 시에 택한 코스로 카필라(출가)→바이샬리(알라라와 웃다카(?)를 만나 요가 수행)→라자가하→보다가야(깨달음)→바라나시(초전법륜)→사왓티(슈라와스티, 21번째 안거부터 44번째 안거까지)의 코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부처님은 열반에 즈음해서는 그간 걸어 오셨던 주요 지역을 마지막으로 되돌아 보시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불현 듯 나에게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역방향으로 잡아 보면 사왓티→바라나시→보다가야→라자가하→바이샬리→카필라의 코스가 됩니다. (현재 <<대반열반경>>의 코스는 라자가하→바이샬리→쿠시나가라로 되어 있어 라자가하가 출발점이어서 조금 다릅니다. 해서 라자가하에서 출발하기 이전까지의 자료를 좀더 확충할 필요를 이번에 더욱 느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45번째 마지막 안거는 웰루와(웰루가마카)에서 보내시지만 그곳은 열반처를 향해 가던 중 우기를 만나 안거에 드신 곳으로 특별한 의도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에 비해 진정한 마지막 안거는 44번째 안거로 보입니다. 부처님 교화의 절정기였던 후반부 25년의 안거는 사왓티의 기원정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44번째 안거를 사왓티에서 보내시고 사실은 열반을 전제로 한 최후의 여행을 나서며, 그 코스는 역방향으로 나아가시는 것으로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결국 부처님께서는 처음부터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들려고 하셨다기 보다는, 실은 그간의 교화지를 돌아보신 뒤 고향 카필라로 가셔서 열반에 들려고 하셨을 수도 있겠구나하고 느껴지는 대목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육신의 기력이 카필라로 이동하기에는 미치지 못했고, 가는 길에 거치게 되었던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을 정황이 충분히 있는 것입니다.
이번 나의 여행은 카필라에서 쿠시나가라가 아니라 그 역방향인 ‘쿠시나가라’에서 ‘고락푸르’를 거쳐서 ‘카필라’로 향하는 코스였습니다. 그 170 여 km를 이동해 본 결과 그런 정황이 나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좀 더 짙게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부처님은 반드시 당신의 두 발로만 이동하는 도보 여행을 견지하는 분이시기에 카필라에 이르기에는 그 길이 너무 멀다는 것을 인지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는 것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나라의 인민들과 불자들을 위해 도움이 됨을 보셨기에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던 것으로 보는 것이 좀 나은 관점이었습니다.
2015.01.03 02:40
2015.01.03 23:25
부처님의 열반처, 쿠시나가라에 대해서는 여러 경전이나, 선생님의 저서등에서도,
주변국들의 부처님 사후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택하신 곳이구나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부처님의 열반처에 대한 선생님의 색다른 사고는 이번 여행을 통하여 거의 심증을 굳힌 셈이군요,
부처님도 인간의 몸으로 나투셨으니 ,수구지심이라 고향 카필라국을 향해셨구나. 그 생각이 가슴에
와닿는군요.
2015.01.06 10:29
부처님은 왜 쿠시나가라를 열반지로 택하셨나? 라는 질문.
많은 사람들이 가져보는 의문입니다.
여기에 대한 의문을 그간의 수행을 바탕으로 실제 답사를 해봄으로써 해답을 제시하셨습니다.
신비주의나 억지가 없는, 실제에 바탕한 논리적 사고에 입각한 타당한 내용이라 가슴으로 받아들여집니다. ( )
2015.01.24 03:44
거룩한 스스로의 생애를 되새기시며 거룩한 행적을 되짚으며 다시금 태어나신 곳으로 발걸음을 향하셨다면
더욱 감동적이고 인간적으로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반지 선택에 관한 새로운 안목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3.04 19:26
대반열반경수업에서 강의하시던 교수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쉼없는 정진에 새삼 감탄하며 존경합니다...()()()
2015.03.05 01:51
인도에 가 본 적이 없어서 막연한 느낌과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번쯤은 꼭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