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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30 06:20
법우님. 추석 한가위 명절 잘 지내십시오/ 서울 종로 문화지에 금번
실린 수필입니다. 일독해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백담거사 장 경진배상
가을을 달린다
白潭 장 경진
(수필가, 문예창작회 회원)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금년 여름은 몇 십 년만의 폭염이었던 것 같다. 모두가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힘든 여름이었을 것이다. 더위가 한풀 꺾인 9월도 어느 새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폭염에 뒤이은 태풍의 재난. 그것도 3개씩이나 잇달아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으니 그 재난을 겪은 분들은 가을이 와도 평소의 가을 같지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 가을을 몸과 마음으로 충실하게 누려야 한다. 한 여름의 더위에 지친 심신을 정화시키고, 이제 곧 닥칠 겨울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 9월은 정부가 권장하는 <독서의 달>이다. 천고마비의 시절이라 책읽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10월 상달’을 지나 겨울이 다가오면 긴긴 겨울밤을 책과 벗하며 마음을 살찌게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나도 옛날에 읽었던 책을 최근에 다시 꺼내 읽었다. 그때의 감동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 나를 감싼다. 보는 눈이 높아지고 마음이 격상되면 그에 따라 새롭게 보이는 것이 문학서적인 것같다.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있듯이 같은 책을 읽어도 그 눈높이 밖에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 읽었던 책이라도 다시 한번 읽으면 전에 몰랐던 그 작가의 세계를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디 책만이랴. 사람도 그렇게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수가 많지 않던가.....
프랑스 작가, 생텍쥐베리의<어린 왕자>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러시아가 자랑하는 톨스토이의 <단편선>을 거의 다 읽었다. 명작을 읽는 기쁨은, 까맣게 잊고 지냈던 옛스승을 다시 만난 것같은 느낌이다.
이런 좋은 가을에 독서 못지않게 하기 좋은 게 또 있다. 독서가 마음을 살찌우는 것이라면 몸의 건강을 북돋아주는 걸 찾아야 한다. 내게 있어서 그것은 마라톤이다.
지난 일요일에 강원도 철원군청이 주최한 <철원 평화 마라톤 대회>에 다녀왔다. DMZ(비무장 지대인 휴전선 안)를 돌아서 달리는 코스이다. 난 10Km를 달리고, 아내는 5Km 걷기 대회에 참가하여 둘 다 ‘완주(完走) 메달’도 받았다. 난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한 달 전에 조선일보사에서 주최한 <권 은주 선수와 함께하는 마라톤 교실>강좌를 들었다. 권 선수는 장거리 등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 등 많은 상도 받았다. 여자 마라톤대회의 한국 신기록을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 선수란다. 한국 체육 중고등학교에서 거행된 강좌에는 20대부터 60대 이상의 남녀 100여명이 참석하였다. 2시간에 걸친 동영상 등 이론 강좌와, 또 2시간여의 마라톤실기를 가르쳤는데 아주 유용했다. 준비운동으로 스트레칭 방법. 실제로 마라톤 주법 등이 특히 그랬다. 강사도, 수강생들도 아주 열심히 가르치고 배웠다. 그렇게 좋은 강좌를 들었는데도, 정작 연습은 한두 번밖에 못하고 이 대회에 참석하였다. 풀코스와 하프코스는 DMZ 전 구간을 달릴 수 있었는데, 10Km코스는 DMZ 일부만을 달리는 코스라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12,000여명의 참가자들과 같이 달린다는 게 아주 자랑스러웠다. 인적이 드문 곳의 벼가 여물어가는 풍성한 주변 경관을 바라보고, 비상하는 새들 모습도 보면서 달렸다.
난 4년 전에도 10Km를 달린 적이 있었다. 파주의 임진각 근교에서 열린 <경기 평화 마라톤>대회였다. DMZ안을 달리는 마라톤 대회였다. 그날은 한시간 안에 10Km를 완주하는 걸 목표로 달렸는데, 나의 기록은 59분 45초였다. 나 자신과 약속했던 목표를 이룬 셈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 시간 안에 완주하는 게 목표였다. 한 시간 안에 완주하기 위해서는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야만 했다. 중간 중간에서 걸어가며 쉬고 싶은 유혹이 잦아들었으나, 조금도 걷거나 쉬지 않고 묵묵히 계속 달렸다. 이번의 기록은 59분 4초였다. 대회본부에서 나눠주는 칩을 운동화에 붙이고 뛰는데 마라톤이 끝나면 바로 휴대폰으로 자기 기록이 통보되는 시스템이었다. 4년 전의 기록보다 41초 단축이었다. 난 속으로는 은근히 50분 정도를 생각했었는데...좀 아쉬웠다. “겨우 41초 단축 했네”라며 아쉬워하니 아내가 곁에서 “네 살이나 더 먹었는데 연장된 게 아니고 단축 했구려”하며 칭찬 겸 격려를 해줘 싱긋 웃고 말았다. 이번 대회의 최고령 참가선수는 78세의 나이에 거뜬히 10Km를 완주했단다. 그에 비하면 환갑을 겨우 넘긴 나로서는 ‘에구. 힘들어’라는 말조차도 미안할 따름이다.
난 이 계절에 두 마리의 토기를 잡아보려고 한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수필을 써보고 싶다. 그리고 마라톤 연습을 꾸준히 계속하여 내년의 <철원 평화마라톤 대회>에는 하프코스를 완주하고 싶다. 하프코스나 풀코스는 도전해보고 싶긴 하였는데, 주변에서 무릎에 부담이 간다는 충고를 듣고는,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에는 조심해서 도전해 보고싶다. 풍성한 가을을 맞아 몸의 건강과, 마음의 양식을 위해 독서와 마라톤이 꼭 필요할 것이다. 힘든 폭염의 여름을 잘 넘긴 모두에게 이번 가을에 심신을 단련하는 노력이 이루어져 행복하길 바란다. (2012. 9)
2012.10.02 03:21
2012.10.02 08:41
건강이 최고죠? 몸이 아프니깐 만사가 귀찮더라구요 건강 잘 챙기시고 늘 좋으날 되십시오 ^^()
2012.10.03 07:35
그냥 간혹 한번식 뛰어본답니다/ 격려말슴 고맙습니다
2012.10.03 08:32
가을을 달리시는군요 저는,
고즈넉한 곳에 자리하여 사색하는 가을을 떠올리는데...
5km 걷기에 구미가 당깁니다
2012.10.04 02:01
건강 할때 건강 챙겨야 하는데 저는 그것이 잘 안되던데 ~~ 참 대단 하십니다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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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회장님, 노력해보죠. 근데 마라톤이라? 어쨌든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무리하게는 하지 마세요. 우리 도량이 걱정됩니데이. 늘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