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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을 오후에 올릴 때까지도 무안 공항 사고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비로소 사고 소식을 듣고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진정한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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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우님 불자님 여러분들 또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오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불자님 법우님 가정에 불은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지난 달 11월 27일에 서울 경기 일원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렸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내 경우는 그날 파리로 출국하는 날이어서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그날 인천 공항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우리 비행기도 결국에는 이륙이 보류되고 확실한 예정도 없이 다음 날로 출국이 일단 미뤄지고 말았던 날이죠.

 

사실 우리 비행기는 낮 12시 조금 지나 출발 예정이었으니 좀 지연은 되더라도 그날 이륙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오후에는 하늘도 좀 개는 듯해서 상당히 낙관했었고, 활주로에는 여전히 이륙하는 비행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당일 출발은 취소되고, 기약 없이 그날 밤은 인천 공항 근처의 항공사 지정 호텔에서 머물러야 했습니다.

 

내가 이 날 일을 말씀 드리는 것은 그런 상황 속에서 한 가지 기억할만한 에피소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고, 지연되다 취소되고, 확실한 기약도 없이 다음 날을 기다려야 하는 일련의 상황 속에서, 파리 행 비행기가 ‘그날’ 출발하지 않으면 물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승객들의 항의가 자연스럽게 제기 되었던 것입니다. 특히 앞서도 말했지만 날씨도 오후 들어 어느 정도 개는 것 같고 다른 비행기의 이륙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탑승 후 3시간 지연되었지만, 3시간이 아니라 다시 3시간을 더 기다려도 좋으니 늦어도 ‘당일 날’ 출발은 할 수 있지 않느냐는 항의였던 것이죠. 그런데도 하기(下機, De-Boarding) 조처가 이루어진데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항의였어요.

 

내가 이 상황에서 주의 깊게 지켜 본 것은, 탑승 후 3시간 지연된 뒤 하기 조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한 세 가지 유형의 해명이었어요.

 

A. 승무원의 노동법: 비행기 승무원들에게 적용되는 노동법이 있는데, 그 골자가 일정 시간 이상의 지속적 노동을 금하는 것이래요. 그런데 이미 지연 3시간 동안 승무원들은 노동을 한 것이 되고, 이것에 운항 시간을 더하면 노동법에서 허용하는 시간을 초과하기 때문에 비행기 운항을 할 수 없고 다음 날 쪽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해명이었어요.

 

B. 파리 공항 야간 착륙 금지: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은 요즘 테러 문제로 야간 착륙을 금하거니와, 3시간 지연된 그 상황에서 출발하면 어쩔 수 없이 야간에 도착하는데, 도착해도 파리 공항 허가를 받지 못하니 착륙할 수 없어 취소하게 된 것이래요.

 

C. 제빙 작업의 어려움: 비행기가 이륙하려면 다들 알다시피 양력(揚力, lift)이 충분해야 하는데, 날개 위의 눈과 얼음이 구조적으로 양력의 발생을 방해하기에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제빙(除氷,De-Icing) 작업이 필수이거니와, 그 작업의 여력이 한계를 초과해 우리가 탄 비행기까지는 당일 작업 순번이 돌아오지 않으므로 그날 떠날 수가 없다는 해명이었습니다.

 

법우님 불자님들은 어느 것이 진짜 이유인 듯합니까?

내가 이 상황에서 느낀 바가 나름 있었던 것은 정확히 말하면 셋 다 답이 아니기 때문이었어요. 외견상으로는 C가 가장 접근한 답입니다만은, 이 답이 진정한 답이 되기 위해서는 ‘양력’이라는 주제어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정확해야 됩니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 양력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으니, 마치 그날 비행기 출발 취소가 A나 B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을 정도의 오해였어요.

 

우리는 흔히 양력과 관련해, 비행기의 날개 위는 곡선이어서 공기의 흐름이 빠르고 아래는 직선이어서 공기의 흐름이 늦기 때문에, 빠르면 압력이 낮아지고, 더디면 압력이 높아져서 아래쪽의 높은 압력에 떠받쳐서 위쪽의 낮은 압력 쪽으로 날개가 둥실 떠올라가기에 비행기가 전체적으로 떠오르니, 그렇게 떠오르게 하는 힘이 양력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하고들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전혀 타당하지 않은 오해라는 것을 이번 일을 살피면서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실제 비행기 날개 위쪽의 공기의 흐름이 아래쪽에 비해서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또는 날개 윗면을 흐른 공기와 아랫면을 흐른 공기는 만나지도 않고), 설혹 그렇게 생긴 압력차라고 해도 그것이 비행기를 들어 올릴 정도의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답니다. 그래서 NASA(https://www.grc.nasa.gov/WWW/K-12/airplane/wrong1.html)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 오해로 이것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을 정도였어요.

 

나는 양력과 관련된 과학적 진실을 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럴싸 하지만 진실이 아닌 정보들이 넘쳐나니, 이를 부처님 법에서는 상사법(相似法, pratirūpa-dharma)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법은 악법으로 무너지기 보다는 상사법으로 무너진다는 취지의 말씀을 대하게 됩니다.(《상응부경전》 제16상응 제13경(《정법상법경(Saddhamma- patirūpaka- sutta)》 《잡아함》 제906경).

 

이른 바 선(善)은 악(惡) 때문에 무너지기 보다는 위선(僞善) 때문에 무너진다는 뜻으로도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그렇습니다. 악함보다도 더 위험한 것은 위선입니다. 그런데 위선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치 진금과 가짜금을 구별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그리고 교묘하게 위조된 가짜금은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이 불가능한 것처럼요.

 

하지만 그저 세간사에도 위선을 주의해야 하고 출세간사에도 상사법을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면 세간사에서도 “저 사람이 악인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위선자일 때의 피해는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위선자의 대표적인 특징을 부처님의 지혜(《암바랏티카 라훌로와다 숫타》)를 빌려 소개하면 그렇습니다. 바로 ‘알면서 거짓말을 하고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교묘하게 선을 위장합니다.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가 저지르지 못할 죄악은 없다.”고 같은 경에서 부처님은 경고하십니다.

 

출세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부처님은 <<법화경>> 제2 <방편품>에서 이 세상을 견탁(見濁, dṛṣṭi-kaśaya)이라고 규정하셨겠습니까! 그것은 얼토당토 않은 견해가 난무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교묘하게 거짓인 견해의 난무로 읽어야 할 것입니다. 얼토당토 않은 것은 우리가 다 눈치 채서 압니다. 그런 것은 세상에 그리 오래 발붙이지 못합니다. 누가 돌덩이와 금덩이를 구분하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교묘한 상사법을 누군가 주장하면 대개들 현혹될 우려가 큽니다. 그래서 나는 견탁은 종교인과 교육자 그리고 학자의 타락을 뜻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교묘한 거짓을 일삼는 종교인 교육자 학자가 많으니, 위선으로 둘러싼 정치인들이 활개 치는 세상인 듯하여, 연말연시를 맞는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나도 학자 생활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같은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아무쪼록 새해에는 정법(正法, saddharma)을 향한 감각을 조금이라도 더 갖춘 종교인 교육자 학자들이 솟아나고, 그리하여 진정 기본적인 양심이라도 갖춘 선량들이 정치 일선에서 활동하여, 세간 출세간이 모두 정붙일만한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번 불자님 법우님 가정에 불은이 충만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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