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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02:10
불자님 법우님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이천 소소유락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 포항 강의랑 내일 서울 청주 강의랑 강행군이어서 저조한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부처님 오신 날이 하루를 안식케 해주니 무척 감사할 따름입니다. 소소유락의 앞뜰 뒷뜰에는 이런 저런 꽃들이 활짝들 피어나고 있어 그 꽃 감상에 빠지다 보니, 불현 듯 군법사 시절 5군단 예하 전 군종장교 모임에서의 일이 생각납니다.
당시 군단장이던 3성 장군이 천주교인인데도 불교에 관심이 많아 마침 법사님들도 모여 있으니 질문 하나 하자면서 이른 바 염화시중(拈華示衆)의 에피소드를 끄집어 내었습니다. 부처님이 꽃을 들자 가섭 존자만이 웃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소식을 보고 웃었는지 궁금하니 좀 해소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질문했답니다. 그때 그 질문을 받고 결국에는 나도 빙그레 웃었답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인데, 나는 부처님 오심을 ‘꽃의 오심’으로, 그리고 염화시중의 에피소드에 맞추어 부처님을 "꽃을 드신 분"으로 묘사하고 싶습니다.
꽃이 피기까지는 온 세상은 갈색 줄기와 녹색 잎의 칙칙함 천지였습니다. 그런데 1억5천만년전 중생대 쥐라기의 어느 날에 처음으로 흰색 꽃이 핍니다. 5개 이상의 암술, 10개 이상의 수술, 그리고 이 둘을 보호하는 10개 이상의 꽃 덮개 등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어, 연구진이 학술지에 공개한 내용을 보면, 컴퓨터 이미지로 재현한 최초의 꽃은 흰색 목련을 닮았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갈색과 녹색의 칙칙한 세상에 최초로 희디 흰 꽃으로 피어나신 분입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진정 아름다운 종교를 처음으로 선사하신 분입니다. 말하자면 그 뜻 곧 "내가 꽃의 시작이야!"라는 뜻을 꽃 한 송이를 드시면서 드러내셨고, 유일하게 눈치 챈 가섭존자만이 꽃을 드신 부처님을 뵈오면서 동의 및 이해의 뜻으로 미소를 지은 것이겠거니하고 나에게는 느껴지는 바가 있었던 것이죠.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는 그 꽃의 상징이 두드러지는 경전이 있습니다. 바로 <<法華經>>입니다. <<법화(法華)>>의 화(華, puņḍarīka)만이 한 떨기 꽃이죠. 누군가는 <<화엄(華嚴)>>도 있지 않느냐할 줄 모르지만 그때의 화(華)는 꽃몽우리(gaņḍa)를 뜻하지 활짝 핀 꽃은 아니랍니다.
그러면 <<법화(法華)>>의 꽃은 무얼 상징할까요? 나는 언제나 그 뜻을 항상 “금생득수기 내세득작불(今生得授記 來世得作佛)”로 봅니다. 물론 이 지점에 이르기까지의 부처님 가르침의 흐름은 장대합니다.
먼저 <<아함>>에서 변화의 4종 공리가 설해지고, <<반야>>에서 법성의 4종 행상이 베풀어졌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법화>>에서 수기와 성불의 마지막 가르침이 한 떨기 하얀 연꽃처럼 피어난 것이죠. 중요한 것은 만일 <<법화>>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색깔로 하자면 <<아함>>은 갈색이요, <<반야>>는 녹색이니, 그 칙칙함을 벗지 못했을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윽고 <<법화>>의 가르침이 있어 비로소 아름다운 부처님의 종교가 성취가 된 것이죠. 마치 중생대의 저 칙칙한 세상 천지에 눈부시게 하얀 꽃 한송이가 피어 오른 것처럼요.
갈색의 줄기나 녹색의 잎보다는 희디 흰 꽃 한송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듯이, 우리에게는 <<아함>>에서 설해진 변화의 4종 공리나 <<반야>>에서 설해진 법성의 4종 행상 이야기 보다는 <<법화>>의 수기와 성불의 교시가 먼저 눈에 뜨입니다. 괜찮습니다. 불교는 차제법이어서 순서를 지켜야 하지만 그것을 먼저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수기와 성불은 목표이기에 목표의식을 분명히 하는 것은 순서를 떠나 허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초에 새해를 맞아서도 그리 말했지만, “나는 아직 금생득수기(今生得授記)한 것 같지 않다.”고 여기는 법우님 불자님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본 아슈람의 <대학원 과정> <법화부 강의>를 정독하는 것처럼 수강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를 통해 “금생득수기(今生得授記)”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의 의미를 새긴다면, 그것이야말로 부처님 꽃으로 오심의 뜻을 내재화하는 지름길이라 여깁니다.
그리하여 ‘꽃을 드신 부처님’의 제자답게 우리도 ‘꽃을 든 불자’가 되어 부처님 오신 날을 한껏 봉축해 보십시다.
2024.05.15 09:04
2024.05.15 10:51
귀한 법문 고맙습니다. 아함에서 변화의 4종공리, 반야에서 법성의 4종공리를 거쳐 법화의 금생득수기今生得受記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이런 과정을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금생득수기今生得受記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마하나와 아슈람>대학원 강좌 《법화경》 강의하실 때도 강조하셨지만 유명한 주제이죠. “부처님의 탄생은 우리 수행의 시작이다.”라고 하신 걸 기억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오늘 법문은, 갈색의 줄기와 초록의 잎에 한 떨기 하얀 연꽃으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셨다. 그래서 칙칙하던 세상이 눈부시게 환한 세상이 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도 한 떨기 하얀 연꽃을 든 불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고맙습니다. ( )
2024.05.16 00:34
스승님 법문 감사합니다.
부처님 <염화 시중>의 소식과 가섭 존자가 미소지은
뜻을 체험하기 위하여
아함 ; 변화의 4종 공리,
반야 ; 법성의 4종 행상,
법화 ; 수기와 성불 (금생 득 수기, 내세 득작불)의
목표를 세웁니다.
우리도 부처님처럼 '법화 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나무 서가모니불 나무 서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서가모니불.
2024.05.16 11:39
교수님 말씀 감사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2024.05.16 13:10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내려주신 교수님의 법문에
감사드리며, 가슴깊이 잘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_()()_
2024.05.16 13:59
교수님
가르침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법화부 강의를 다시 정독하는 마음으로 새겨보겠습니다.
삼보님께 귀의합니다.
성암 합장
2024.05.19 23:50
<금생득수기 내세득작불>
법화경의 말씀은 쉽지 않은 공부의 길에서 방황하던 저에게 삶의 목적을
확실하게 각인 시켜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큰 뒷배를 얻었으니 자신감도 더 해져 행복합니다.
항시 가르침을 주시는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다시 법화부 강의를 새겨 듣도록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고맙습니다.
다시한번 아함 반야 법화의 큰 줄기와 흐름을 되새기면서
부처님의 뜻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제 마음에도 성불과 불국토 건설의 꽃이 활짝 피어나길 기원합니다.
격려의 말씀에 거듭 감사드립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