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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기도

2021.04.09 12:03

적조 조회 수:210

어머님의 기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부처님 품으로 인도해 주신 어머님의 은혜에 대하여 손자(현우)7번째 맞이하는

생일축하 자리에서 문뜩 되돌아보며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의 글을 적어봅니다.

197110월 강원도 오음리에서 1개월간의 월남전에 대한 훈련을 마치고 부산항 부두에서 미군 수송함을 타고 오륙도를 지나 태풍과 비바람으로 10일간의 거친 파도를 헤치며 월남 동남부 나트랑에 있는 십자성사령부 수용연대에 도착하여 3일간을 채류한 후에 102후송병원 약제과에 근무하게 되었다.

오음리에서는 전우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전쟁터로 가는 길목에서 가족들과 자주 면회를 했지만 나는 출발 하루 전에 면회 온 가족의 인편에 형님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는데 다음 날 파월병들을 태우고 춘천을 출발한 열차가 청량리에서 설 듯 말 듯 서행을 하는데 마중 나온 환송객들 중에서 어머님과 형님 그리고 누님들을 발견했지만 열차는 멈추지 않고 지나갔기 때문에 가져오신 선물을 받지도 못하고 눈으로만 마주쳐 잘 다녀오라는 손짓으로 작별의 인사를 한 것이 내가 월남을 지원하고 가족들과 대면한 처음 인사였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입대를 했기 때문에 전공에 따라 약제 주특기로 자원을 했었고 우리는 십자성부대이었기에 거의 모두가 전투 지원 병력이었다.

약제과에는 모두 네 명이 근무했는데 나를 제외한 3명은 약사가 아니라서 나는 24시간 근무자로 지정이 되어 약제과에서 야간에도 밤새워 응급환자의 투약을 담당하게 되어 있었다.

전투가 없는 평일에도 입원환자는 많았지만 베트콩의 토벌 날짜가 정해지면 병증이 중한 환자 외에는 거의 원대복기 시켜 전투에 임하도록 하는데 토벌 전투의 시작일 아침부터는 병원 응급실 소속 위생병들은 사망자와 부상병들을 싣고 오는 핼리콥터장으로 오고 감이 무척 분주해지고 영안실이 가득 차면 응급실 앞에도 주검들이 널어져 있고 팔이나 다리가 잘린 환자와 크레모어 탄환에 맞아서 콩마당에 넘어진 것과 같은 탄환 자국이 있는 부상병, 발목지뢰에 발목이 잘려간 부상병 등등으로 응급실은 북새통을 이루었고 수술실, 약제과 그리고 수술기구, 위생도구를 취급하는 곳과 병실로 환자들을 실어나르는 위생병들 등 모든 병원 종사자들이 전투가 벌어지는 날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만 했다.

나는 24시간 근무자라서 주간에 두 시간씩 병원 외곽 보초를 서게 되었는데 초소로 가는 길목에는 뜨거운 날씨에도 영안실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주검들이 고무관 속에서 줄지어 놓여 있었다. 그들 모두는 혈기 왕성한 20대 대한민국 아들들이었다. 그들을 대할 때 숙연함 보다도 살아 있음에 미안해해야 했고 누구를 위하여 젊은 사람들이 희생을 해야만 하는가? 나약한 조국에 대한 원망과 이념에 대한 분쟁을 야기한 인간들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찼다.

어느 날 주간 보초 시간에 대학 입학 동기인 권멍청이와 A초소에서 같이 근무하게 되었다. 그는 입학 동기였지만 사정에 의하여 3학년 재학 중에 입대하여 나보다 1년 먼저 군에 입대하였는데 월남에서 집으로 편지할 때 월남 생활이 무척이나 힘겨운 생활이라고 편지를 쓴 것이 특수대에 적발이 되어서 헌병대 구치소에 일 주일간 구류생활을 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A초소 안에는 보초자 둘이서 서로 마주 보게 되어 있고 한 계단 층이 져서 내가 높은 곳에 앉아 있었고 그는 1m 사이 아래쪽에 앉아서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초소의 경계구역은 40m 넓이의 70도 급경사 지역과 200m 넓이의 바나나 밭이었다.

병원 경계의 철조망 주위에는 비가 자주 와서 빠르게 자라나는 풀들을 제초작업 하는 병사들이 상사의 인솔하에 작업을 하고 있었다.

초소 안에는 캐레바50 이라는 자동소총이 밖을 향해서 장착되어 있었고 내가 앉은 뒷 벽에는 수류탄으로 가득찬 박스와 크레모어탄 박스가 천정까지 쌓여 있었고 근무자는 칼빈 소총에 실탄을 장진하고 있었는데 주간이라서 밖의 경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고 나는 썬데이-서울 주간지를 보고 있었고 권멍청이는 실탄이 장진된 소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실탄이 장착되어 있어서 오발 사고가 염려되어 만지지 말라고 수 차례 권유를 했는데 결국에는 장난으로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기까지 하였다. 내가 주간지에서 눈을 떼고 멍청이의 총구를 보는 순간 어느새 총기의 방아쇄 자물쇠가 풀려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손은 이미 방아쇠에 걸려 있었고,

나는 순간적으로 마주 앉아 있는 상태에서 나에게 겨눈 총구를 오른손으로 잡아채면서 방아쇠가 풀려있다고 고함을 쳤다. 고함을 치고 오른손으로 잡는 순간 빵하고 총성이 울렸다. 나의 등 뒤에는 수류탄 박스와 크레모어 박스가 가득히 쌓여 있었는데 총알이 그곳을 관통했다면 초소는 완전히 분해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면서 나는 등 뒤로 날아간 총알 흔적을 살피고 있었다. 그러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고 순식간에 제초작업을 인솔하던 상사와 병들이 몰려 들었고 가까운 병원장 숙소에서 병들이 몰려왔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단순한 오발 사고라고 하면서 멍청이의 재수감이 걱정되어 문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무마를 시켰고 보초 교대를 하여 약국에 와서 야전잠바를 벗고 있는데 동료 약국의 병사가 화약 냄새가 난다고 하며 팔에 피가 흐른다고 하기에 그제서야 야전잠바를 벗고 확인해 보니 오른팔에 2mm 정도의 깊이로 살 꺼풀을 스치고 총알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날로부터 시간이 흘러 7일이 지났는데 집에서 편지가 왔다. 어머님께서 내가 파월한 이후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안수 한 그릇 상위에 올려놓으시고 새벽마다 부처님 전에 막내아들 무사히 다녀오라고 기도하셨는데 사고 나기 전날 밤 꿈에서 정안수 그릇이 산산조각이 나서 걱정이 되어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큰형님 깨서 무슨 큰일이 없나하고 안부 편지를 하셨단다.

나는 편지를 보면서 말없이 외로움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 총알이 천정까지 가득 차 있던 박스와 박스사이로 지나갔기에 무사했을 것이고 그것이 박스를 관통했다면 오늘의 나는 이 자리에 존재할 수가 없었을 것이 아니겠는가?

어머님의 지극하신 기도에 감응하신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머님은 큰형수께서 내가 태어난 해에 결혼을 하셨는데 수태를 하지 못하여 문경에 있는 30리 떨어진 길을 걸어서 김용사의 금선대 암자에 가셔서 추운 겨울에도 형수님과 같이 부처님께 기도하셨다. 운달산 금선대는 고승 대덕들께서 용맹정진하신 곳이라고도 검색되는 곳이지만 할아버지께서 불치의 눈병으로 그곳에서 백일 기도를 하셨는데 마지막 날 밤에 大虎가 나타나 표효를 했고 깊은 밤 비몽사몽간에 백발노인이 나타나셔서 눈에다가 두 방울의 약을 넣어주셨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말끔히 치료가 되셨다는 우리 집 가계로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나는 중학교 3학년 여름 방학 때 어머님, 형수님을 따라서 김용사에 가서 삼천 배를 하고 봉암사에서 오신 득도하셨다는 큰 스님의 법문과 함께 계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머님은 농촌에서 추운 겨울에도 부엌에서 알몸으로 찬물에 목욕 재개하시고 절이 있는 북쪽을 향해 기도하시는 기도가 생활화되신 분이셨고 어머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셨던 것 같다.

항상 나에게 개고기는 절대로 먹지 말고 과음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 개고기는 지금까지 먹어본 적이 없다. 생존해 계시면 110세가 되셨겠다.

나는 손자의 생일을 맞아서 24세 때 월남 사건을 생각하면서 소름 끼치는 생과 사의 갈림길과 지금의 존재를 생각하며 부처님의 가피와 전도사로서의 어머님에게 그리고 삼보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갑작스러운 생각에 두서없고 의미도 없는 글을 올리게 되어 양해부탁드립니다.

 

 

  불법승 삼보님께 귀의합니다.

 

 

    유불회 김 종 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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